<여수출입국사무소 "우리도 괴로워">
관리자 2007.02.23 19:09 831
 

(여수=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 전남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사건이 난 지 23일로 12일이 지났다.

9명의 사망자와 18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 화재 참사 사건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9명의 사망자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인 1명을 제외한 중국인 사망자 8명의 유가족 40여명이 입국해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있고 `여수화재참사 시민대책위'는 진상규명과 엄정 수사 등을 주장하며 유족들의 입과 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유족들의 슬픔이야 말할 수 없지만 뜻하지 않는 참사로 `죄인' 신세가 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형편도 말이 아니다.

일부 민원 업무만 제외한 채 사실상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는 개점 휴업상태다.

수도권과 부산지역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까지 동원돼 유족과 부상자 수발에 휴일은 물론 밤낮도 없다.

국적이 다른 40여명에 이르는 유족들을 돌보기도 여간 만만치 않다.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데다 모텔 2곳에 투숙한 유족과 부상자 가족들의 숙박과 하루 세끼 식사 비용도 감내하기 쉽지 않다.

1인당 한끼 5천원짜리 식권을 제공하고 있지만 한번은 삼겹살 60인분 등 상당한 식대가 나와 출입국사무소측을 난감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한 직원은 "유족들의 슬픔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직원들도 사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수사본부를 차린 여수경찰서 직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형사과와 수사과 전 직원들이 수사에 매달리고 있고 정보과.보안과 형사들은 외국인인 유족과 부상자 신변 보호에 24시간 긴장상태다.

유족들이 어떤 돌출 행동을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유족들도 이젠 울다 지친 몸을 추스려야겠다는 듯 21일에는 바람을 쐬러 오동도와 돌산공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한 경찰관은 "외국인과 연관된 사고이기에 가급적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고 있다"면서 "외국 수사 기관을 신뢰하고 사건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유족들도 알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와 유족들은 23일 오후 여수시청 앞 광장에서 화재 참사 시민추모제를 가졌다.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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