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에 고려인 노인학교 설립
우즈벡넥서스 2004.10.16 01:38 454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인근에서 감초가공공장을 운영하는 박강윤 사장(70). 그는 현지 고려인들로부터 ‘박동무’란 애칭과 함께 은인으로 대접받는다. 고려인들을 위해 각종 문화사업을 벌이며 시들어가는 ‘민족혼’을 일깨우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곳 고려인 공동체 ‘시온고 마을’에 노인대학을 세우고 있다.

“가난과 노환으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려인 노인들에게 재교육 기회를 주고 민족문화를 지켜가도록 하고 싶었다”는 게 박사장의 설립취지다.

1998년 타슈켄트에 온 박사장은 약 30㎞ 떨어진 타슈켄트주 시온고 마을 부근에 감초가공공장을 세웠다. 현재 월매출 7천만원에 종업원 200여명을 둔 중견기업이다. 박사장은 시온고 마을의 고려인들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이 끌렸다.

시온고 마을은 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으로 연해주로부터 건너온 고려인 600가구가 정착해 있던 곳. 당시 끝없는 갈대밭에 이리떼만 출몰하던 6백만평의 황무지를 일구고 집을 지어 생활터전으로 만들어놓은 게 이곳 고려인들이다. 피땀으로 일궈놓은 땅이지만 구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살림살이는 어려워지고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 농사지을 손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게다가 고려인 1세들이 차례로 세상을 뜨기 시작하면서 이곳 ‘고려인의 터전’은 점차 활기를 잃고 있는 상태였다.

처음 박사장은 2001년 노인회관을 짓고 노인들을 불러모았다. 한국 드라마나 흘러간 노래 프로그램을 구해 틀어주기도 하고 장기·카드놀이 등 여가시설, 이발시설까지 갖춰놓았다.

그러다 박사장은 이곳 노인들이 활기를 갖고 살아가려면 평생교육 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노인회관을 노인대학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이미 교실을 새단장해 3세 젊은이들을 위한 한글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컴퓨터, 노래, 한국문화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현지 고려인 1세 심이반씨(77)는 “박강윤 동무가 늙은이들이 서로 의지할 공간을 마련해주고 공부까지 시켜준다니 그저 고맙기만 할 따름”이라며 기뻐했다. “고려인이라면 무엇보다 조선말을 알아야 한다”는 김보리스씨(82)는 “우리 아이들이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모두 박동무 덕”이라며 고마워했다.

〈경향신문 타슈켄트|송형국기자〉

우즈벡 여행을 다녀온 사람으로부터....
Amantaytan Goldtields